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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 차기작은 언제?’…기생충發 투자바람 부는 여의도

작성자
union
작성일
2020-02-17 09:25
조회
716
기생충 오스카 수상에 K콘텐츠 투자 활기봉 감독 '공포영화' 차기작 언급에 관심↑모험투자 '콘텐츠 산업' 밸류에이션 변화"마케팅•영업•수익구조 개선 계기될 것"

“그래서 봉(준호) 감독 차기작은 언제 나온 답니까?”최근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들리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르자 관심이 뜨거워진 영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오스카 수상을 계기로) 봉준호 감독 차기작에 대한 관심은 몇 배 더 커질 듯 하다”며 “봉 감독 외에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감독들이나 제작사의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바야흐로 콘텐츠 강국…달아오르는 투자 열기
금융투자업계에 기생충발(發) 투자 훈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모험 투자’로만 여겨지던 콘텐츠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기생충 이후로 몰라보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생충의 오스카 쾌거를 시작으로 향후 K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한층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생충은 영화 업계에서 말하는 이른바 ‘오스카 범프(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14일(현지시각) 171만5000달러의 매출을 추가하며 누적 박스오피스 394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가운데 흥행 5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11일 북미 개봉 이후 4개월 차에 접어든 영화인 점을 감안하면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북미 외에도 이탈리아와 영국과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생충이 국내에서 약 860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달성하며 약 215억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 매출은 1억7042억달러(2016억원)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각종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을 제한 해외 수익은 150억~16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관객 급증과 케이블•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가 더해질 경우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생충에 투자자로 참여한 곳은 유무형의 이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기생충 투자와 배급을 맡은 바른손이앤에이(035620)와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가 오스카 수상 이후 주가가 급등한 것은 물론 투자조합을 통한 지분투자 방식으로 간접투자에 참여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엔딩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 韓영화 다시보자 열기…“K콘텐츠 재평가 기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봉준호 감독 차기작에 증권사와 벤처캐피탈(VC) 등 투자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오스카 수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와 ‘런던을 무대로 한 영어 영화’ 두 편을 차기작으로 준비한다고 밝히면서 관심을 끌었다. 자연스레 기생충 투자와 아카데미 프로모션을 총괄한 CJ ENM과의 협업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CJ ENM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소식을 접했다”면서도 “아직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CJ ENM 배급 영화에 자금을 대는 펀드를 보유한 하나금융투자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유경PSG운용, 유니온투자파트너스, 쏠레어파트너스, 큐캐피탈 등 투자 업계도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기생충에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12억원 가량을 집행해 현재까지 원금 대비 2배 넘는 수익을 올렸다. 봉 감독뿐 아니라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이나 ‘타짜’•‘암살’의 메가폰을 잡은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투업계에서는 기생충을 계기로 K콘텐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전체 투자 규모가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문화사업 자체를 모험 투자로 인식하다 보니 밸류에이션을 주지 않던 상황이었다”며 “기생충을 계기로 국내 콘텐츠 산업이 확실한 리레이팅(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발전 속도가 더디게 느껴졌던 마케팅과 영업, 수익구조도 한 단계 진일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기생충을 계기로 CJ ENM(035760)이나 스튜디오드래곤(253450)와 같은 기업들이 이제는 직접 해외로 나가 마케팅을 펼치고 고유의 파트너십을 갖추면서 해외 판권 수익 구조도 한층 더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